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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대검증 아쉬운 단일화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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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대검증 아쉬운 단일화 토론

입력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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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밤 112분 동안 이뤄진 노무현·정몽준 후보간의 TV토론은 단일화를 보는 시각이나 후보 선호도에 따라 수많은 주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 토론이 단일화의 관건인 여론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키 어려우나, 사회자의 개입이 최소화한 가운데 후보가 직접 서로를 검증했다는 점은 평가받을 부분이다. 일부 대목에서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불필요한 비난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으나, 대선후까지의 협력을 약속한 두 후보의 자제가 돋보였다. 네거티브(부정)로 일관해온 우리의 토론문화도 잘만하면 포지티브(긍정)쪽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아쉬운 것은 동반자 관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상대에 대한 검증의 날이 무디어졌다는 점이다. 분명히 두 후보는 남북·외교문제와 경제·교육정책에서 다른점이 많고, 성장환경도 판이하다. 유권자의 선택을 돕자는 토론의 취지를 살리자면 상대와의 차별성에 보다 더 역점을 두어야 했다. 토론이 단일화 협상이 진통을 겪는 바람에 한나절 만에 졸속으로 이뤄진 점도 안타깝다.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단 한차례밖에 하지 못하는 토론이라면 좀 더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단일화는 협상 타결에 이어 토론을 가짐으로써 한 고비 넘겼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합의 중에 스스로를 부정하는 무효화 조항이 들어 있고, 여론조사를 앞두고 세(勢)불리를 느낀 후보측에서 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주장을 할 개연성도 있다. 한번 공표된 협상을 백지화해 재협상하는 일도 있었고, 6일간의 짧은 협상은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두 후보진영은 단일화의 최종 심판은 12월 19일 유권자들이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일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 때문에 단일화를 한다는 설명이 부족하고, 오로지 이회창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반창(反昌) 정서에 편승한 승리지상주의라는 지적 등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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