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2일 1박2일 일정으로 대전과 충남 지역을 찾았다. 이 후보의 충청권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 부친상으로 두 차례 예산 선영을 찾았고, 16일에는 청주에서 열린 충북 대선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의 단일화 합의 등으로 지역색이 상대적으로 엷은 충청권이 전체 대선 판세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되리라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 행보다.이 후보는 이날 충청권 5개 방송사 토론회에서 "모처럼 고향에 왔다"고 운을 뗀 뒤 "충청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패널의 질문에 "생각이 아니라 바로 고향"이라고 연고를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 균형발전 방안과 대전 지하철에 대한 국고지원 확대 방침을 제시하는 한편 쌀시장 개방 문제에 대해 "쿼터제를 양보하더라도 2004년 완전 개방은 반드시 막겠다"고 약속하는 등 지역과 농촌 공약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이어 한밭대에서 학생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가진 강연에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에 대해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접근 자세를 보였다. 그는 저녁에는 대덕단지를 찾아 연구원들을 격려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과학기술 정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대전에서 하룻밤을 지낸 이 후보는 23일 논산과 금산을 방문, 인삼·재래시장 등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논산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이 의원 끌어안기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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