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20일 밤부터 21일 밤까지 후보단일화를 위한 재협상을 벌였으나 여론조사 부분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역(逆)선택 방지 장치 마련 문제, 여론조사 기관 수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2일 다시 절충을 벌이기로 했다. ★관련기사 3·4면그러나 양측은 협상중단의 책임을 상대방에 전가하는 등 감정대립 양상까지 보여 후보단일화 합의의 무산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협상에서는 특히 통합21측이 여론조사결과 역선택 징후가 농후할 경우 여론조사를 무효화하는 조항을 넣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측은 단일화합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했다.
이날 밤 10시10분께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협상중단 상황에 대해 "통합21측이 먼저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안다"고 발표했으나 통합21측은 "합의문이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민주당측이 이를 취소하고 22일 협상 재개를 주장해 회담을 끝냈다"고 주장했다.
양측 협상단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협상 결과를 공동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최종안이 타결되지 않자 회담장소를 한 차례 옮겨 가며 심야까지 절충을 계속했다.
양측은 협상이 22일 오전을 넘겨 마무리되면 이날 저녁으로 예정했던 TV토론을 23일이나 24일 저녁 7시부터 9시로 연기하고, 여론조사도 24일이나 25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양측 협상단은 회담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상대하기 쉬운 후보를 선택,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21측은 "역선택을 막기 위해 여론조사를 1개 기관에서만 실시하되 최근 평균 여론조사 지지도 35∼40%에 못 미치는 수치로 이 후보의 지지도가 나오면 결과를 폐기하고 조사 자체를 무효화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오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역선택 방지에 관심을 갖는 만큼 민주당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민주당측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통합21측의 새로운 안을 채택했다가 여론조사 결과가 무효화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양측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조사 문항을 만든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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