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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사이트 "행동하는 양심" 운영 문관식 전도사/ "봉사는 믿음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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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사이트 "행동하는 양심" 운영 문관식 전도사/ "봉사는 믿음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

입력
200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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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시설에 30명, 보육시설에 40명 보내드릴께요. 모자원에는 10명이고요."안양중앙교회 전도사 문관식(31)씨가 전화기를 붙잡고 자원봉사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라 분주하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인터넷에 처음 문을 연 자원봉사 지원 사이트인 '행동하는 양심(www.actionslove.or.kr)'이 회원수 2만1,000명이 넘는 거대 사이트로 커졌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에 대한 일반인의 높은 관심과 네티즌 사이에 난 입소문으로 그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를 받으며 자원봉사자와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복지시설을 연결해주는 일을 해나가고 있다. '행동하는 양심' 게시판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자원봉사 모집 공고가 매일 뜬다. 자원봉사를 원한다면, 공고에 나와 있는 장소와 시간에 맞춰 나가기만 하면 된다.

'행동하는 양심'은 개신교 최대의 자원봉사 지원 사이트로 손꼽힌다. 대형교회나 목회단체가 아닌 젊은 목회자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만한 성과를 얻었다는 사실 때문에 교계의 관심도 크다. 매주 10여 개 팀,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행동하는 양심'을 통해 장애우 시설, 보육원, 양로원, 영등포 노숙자 보호소와 소년가장 집을 찾고, 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즉석에서 자원봉사팀을 만들기도 한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 8월 서울신학대 대학원 목회자 과정을 졸업한 문씨는 자원봉사에 관심을 쏟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 자신이 1995년부터 서울 상계동의 중증장애인 시설인 쉼터요양원에 나가 봉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누나 친구의 강권에 못 이겨 시작한 일이라, '한 한기 정도면 되겠지' 생각했다고 한다. "믿음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그러다 요양원이 1시간 반이나 걸리는 곳이라 좀 더 가까운 곳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친 김에 서울이든 지방이든 누구나 가까이서 쉽게 봉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트를 만들기로 마음 먹었지요."

이후 방학 내내 사이트를 제작해 하루에도 수천개의 홍보글을 대형 사이트에 올리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문씨의 정성으로 올 초부터 회원수가 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대부분은 20대 직장인이나 대학생들로 자원봉사를 통해 얻은 값진 보람을 사이트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비인가 사회복지시설들이 자원봉사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누구나 손쉽게 자원봉사활동을 접하도록 하고 1년치 봉사활동 계획도 미리 짤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는 지금도 전도사로 일하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주중 내내 사회복지시설 답사를 다니거나 직접 회원들을 이끌고 봉사활동에 나선다. 전도사 일보다 자원봉사자 일에 매달리는 형국이 돼 버린 셈이다.

2년 뒤면 목사 안수 자격을 갖게 되는 문씨는 아직 자원봉사자와 목사 중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인터뷰 끝에야 "그 두 길은 어쩌면 한 길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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