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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翁 웃는 사진 獨작가 폐막후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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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翁 웃는 사진 獨작가 폐막후 연출"

입력
200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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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계한 손기정(孫基禎)옹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월계관을 쓴 채 웃고 있는 사진은 실제 시상식에서 찍은 것이 아니라 사진작가가 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초상화 전문 화가로 손 옹 관련 자료를 수집해온 강형구(姜亨九·48)씨는 21일 "이사진은 히틀러의 총애를 받은 영화제작자로 당시 올림픽 기록사진집 제작을 맡은 레니 리펜슈탈(100·여)이 올림픽 폐막 며칠 뒤 손 옹과 다른 수상 선수들을 집으로 초대, 시상식 장면을 연출해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생전의 손 옹에게서 이런 사실을 직접 들었다"면서 "어두운 표정의 실제 시상식 사진과 비교해 봐도 이 사진이 연출한 것이라는 점은 금세 드러난다"고 말했다.

일례로 손 옹은 시상식에서 무늬가 없는 긴 소매 옷을 입었는데, 연출한 사진에서는 어깨 부분에 사선이 있는 소매 없는 옷을 입고 있다. 이 옷은 손 옹이 경기를 할 때 입었던 유니폼이다.

강씨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일부 연출은 허용될 수 있지만 연출된 사진이 실제 시상식 장면인 것처럼 국내에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면서 "이밖에 1996년 모 문화재단이 손 옹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 6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사진집 등에서도 다른 선수의 역주 장면이 손 옹의 사진으로 게재돼 있는 등 오류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씨는 그동안 수집한 자료와 생전의 손 옹을 여러 차례 만나 인터뷰한 내용 등을 토대로 초상 조각 등 작품을 만들어 내년 8월13일 특별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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