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21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지지 후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며 "이 후보는 대통령 시절 내가 감사원장과 총리에 임명한 인물이고, 한나라당에는 야당 시절 내 밑에서 일한 정치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金大中)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서 김 대통령과 가깝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당선되기 어렵다"며 "한나라당이 승리하는 것이 자연의 도리"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에도 언급, "경력과 사상이 다르며 오직 대통령후보 되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일화는 100% 불가능하고, 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은 영남권, 특히 부산·경남에서 이 후보지지율 상승에 일정한 도움을 줄 것으로 한나라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 노 후보의 경우 4월 YS를 찾아 갔다가 오히려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이 후보와는 지지층이 달라 역풍은 무시해도 좋다는 시각이다.
특히 노·정 후보의 PK 표밭 잠식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YS가 후보단일화 시점을 선택, 이 후보 지지를 표명한 것도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YS의 이 후보 지지는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현 정권에 강한 적대감을 보여 온 그로서는 DJ와 날카로운 각을 세운 이 후보가 유일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YS가 흔쾌하게 이 후보 지지를 밝힌 것은 아닌 듯하다. 그는 "결과는 마찬가지"라면서도 굳이 '한나라당 지지'라는 표현을 썼다. 국내 언론과의 기자회견 대신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를 이용한 것도 이 후보와의 감정적 앙금이 완전히 삭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편 YS의 이 후보 지지 표명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5년 전 국가 부도사태를 몰고 온 장본인의 지지를 받는 이 후보는 집권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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