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젊은 평론가들처럼 김동식(35·사진)씨도 문학 작품에서 문화 코드를 추출하려 노력한다. 첫 평론집 '냉소와 매혹'(문학과지성사 발행)이 그의 노력을 전적으로 밝혀주는 것은 아니지만, 김씨의 관심이 어느 곳에서 시작돼서 어떤 지점에 있는가를 알려준다.등단작 '글쓰기의 우울- 신경숙론'에서 김씨는 글쓰기에 대한 욕망의 근원을 탐색한다. 그의 평론은 스스로 '텍스트의 무의식과 자기 반영적 이미지'라고 부르는 지극히 문학적인 것에 매혹된 데서 출발했으며, 김영현 은희경 윤대녕씨 등의 작품에 대한 독법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문학에 대한 나의 태도와 사고는 냉소적"이라면서도 "냉소적인 만큼 그 어떤 매혹을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는 냉소와 매혹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문화적· 매체적 타자들과의 소통'을 추구한다. 동년배 작가 배수아 김영하 백민석씨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도이다. 김영하씨의 소설이 '연출된 공간'에서 전개된다는 것, 배수아씨의 작품에서 영화적인 기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등이 그렇다.
김씨의 관심이 어느 쪽으로 옮아가고 있는가를 짚어볼 수 있는 평론은 '비평가 tympan씨의 하위문화 만유기'다. 이 글은 문학비평이 아니라, 문화 비평이다. 인터넷과 영화 가요 컴퓨터게임 등 이른바 1990년대 이후 주류문화로 부상한 아이콘들을 분석한 것이다. 문학의 위기가 아니냐며 불안해 하는 시대를 김씨는 "문화의 이질성과 다양함을 경험하고 승인하기 시작한 시대"라고 이름 붙인다. 문학과 문학 아닌 것을 아우르는 그의 비평 작업은 오늘날 문학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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