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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은 성장, 내적으론 빈곤/ 통계청 "2002 청소년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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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은 성장, 내적으론 빈곤/ 통계청 "2002 청소년 통계"

입력
200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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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0일 발표한 '청소년 통계'가 보여주는 2002년 한국 청소년의 실태는 '외형적인 성장, 내부적인 빈곤'으로 요약될 수 있다. 30여년 전에 비해 키나 체중 등 신체적인 조건은 몰라보게 달라졌고 학교 진학률 등도 크게 높아졌지만, 지옥 같은 입시 전쟁 속에서 학교 생활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독서 보다는 TV를 접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미래의 희망일 수밖에 없는 청소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요구되는 때"라고 말했다.■미래 성장 동력 청소년이 줄어든다

7월1일 현재 18세 이하 청소년 인구는 1,242만여명으로 우리나라 총인구의 26.1%를 차지한다. 1965년 51.3%를 정점으로 1974년 40%대, 1984년 30%대로 내려서는 등 출산 기피 현상과 맞물려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신체적인 조건은 이전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 14세(중학교 2학년 정도) 남학생의 평균 신장은 지난해 현재 167.2㎝로 1970년(152.0㎝)에 비해 무려 15.2㎝나 커졌고, 여학생 역시 159.0㎝로 8.0㎝ 커졌다. 특히 1970년에는 1.0㎝에 불과했던 남·여 신장 차이가 2001년에는 8.2㎝로 크게 늘어났다.

역시 14세를 기준으로 체중 역시 1970년과 비교해 남녀 학생이 각각 14.6㎏, 8.6㎏ 늘어난 58.3㎏, 52.4㎏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순위는 교통사고. 10세 미만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7.8명, 20세 미만은 9.4명에 달했다. 10대의 경우 암(4.3명)이 뒤를 이었고, 자살(3.3명)이 3위를 차지했다.

■학교에 만족 못하는 청소년

중·고등학생(15∼19세) 중 전반적으로 학교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1.3%에 그친 반면, '그저 그렇다'는 응답이 45.5%, '불만족'이라는 응답이 13.1%에 달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교육 방법에 대해 '만족'(2.18%)보다 '불만족'(33.4%) 응답이 훨씬 높고, 학교 시설이나 학교 주변환경에 대한 불만족 역시 30∼40%에 달하고 있다는 점. 대학생층(20∼24세) 역시 교육 방법에 대한 불만(29.0%)이 만족(26.3%)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역시 학업·진학(61.1%)으로 나타났다. 경제·돈이 15.1%, 건강이 11.8%로 주요 관심사 2, 3위로 조사됐다. 이 같은 고민 상담을 위한 대상은 친구(57.2%)가 가장 많았고 스스로 해결한다는 답변도 15.4%에 달했다. 하지만 부모(14.5%)나 형제·자매(6.7%)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청소년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점차 하락하는 독서율

15∼19세 청소년의 평균 TV 시청시간은 2000년 현재 주당 22.4시간. 96년 조사에서 19.0시간으로 나타났던 것보다 3.4시간이나 늘어났다. 20∼24세 대학생 연령층 역시 주당 TV 시청시간이 96년 21.6시간에서 2000년 22.7시간으로 다소 늘어났다.

반면 청소년층의 독서인구 비율은 점차 하락하고, 평균 독서량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5∼19세의 경우 96년 86.3%에 달했던 독서 인구는 2000년 82.1%로 감소했다. 20∼24세 역시 같은 기간 88.9%에서 85.4%로 줄어든 것은 물론 평균 독서량도 연간 31.6권에서 27.5권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여가시간 활용 역시 15∼19세의 경우 TV 시청이 65.1%로 가장 높았고, PC(46.4%) 사교(46.4%) 휴식·수면(41.3%) 등이 뒤를 이었다.

■남고생 4명 중 1명은 흡연

흡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청소년 흡연율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여전히 남고생의 24.8%, 여고생의 7.5%는 대체로 하루 5개비 내외의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중생과 여중생은 각각 6.0%, 2.0%의 흡연율을 보였다.

담배 구입 장소로 남학생의 85.5%, 여학생의 75.2%가 담배가게라고 답해 청소년 담배 판매 금지 정책이 청소년 흡연 규제에 별다른 효과가 없음을 보여줬다. 청소년 범죄는 15∼19세의 발생 건수가 지난해 12만여건으로 전년에 비해 1만건 이상 줄었지만 20∼24세의 범죄 건수는 1만8,000건 이상 늘었다.

또 청소년의 58%는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고, 역시 58%는 야간 보행시 두려운 곳이 있다고 답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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