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신용카드사 건전성 감독강화 방침은 카드주의 실적 악화와 주가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20일 증시에서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는 각각 8.28%, 5.74% 급락한 반면, LG카드는 보합으로 마감해 종목별 차별화 움직임을 보였다.전문가들은 자산건전성과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로 카드사의 부담이 늘어나 당분간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초과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놓은 LG카드는 이번 악재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정부의 적기시정조치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부실해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등 여신업무가 대폭 축소되고, 자산건전성 분류 강화로 연체율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메리츠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카드사들이 정부의 규제기준에서 벗어나려면 단기에 부실을 털어내야 하므로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전재곤 연구원도 "부실자산 처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주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교보증권은 "최근 카드주의 낙폭 과대에도 불구, 대손충당금 부담과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대우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카드 3사 모두 이익 모멘텀이 꺾일 것"이라며 "오히려 정부의 감독강화 조치로 가계신용시장 경색과 카드부실이 은행여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충당금 추가적립은 카드업체 실적에 차별적인 영향을 줘, 카드사간 주가 차별화가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LG카드는 금감원 기준 대비 8,000억원 가량의 초과분을 적립,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는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부실 털기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됐다.
메리츠증권 심 연구원은 "LG카드를 제외한 국민·외환카드는 충당금 강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연구원은 국민·외환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고, LG카드는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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