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본' 전희철(29·198㎝)이 전주KCC의 우승전령사로 나선다.현주엽(상무·195㎝)과 함께 국내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전희철에게 올해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던 적이 없었다. 동양 창단멤버로 갖은 고생을 겪으며 지난시즌 우승을 이끌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트레이드였다. KCC에서의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KCC는 전희철의 가세로 이상민―추승균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팀 최다연패 기록인 9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주위에선 용병들의 기량미달이 원인이라고 했지만 전희철도 9연패의 치욕으로부터 자유로울수는 없었다. KCC의 주전멤버중 전희철만 새로 가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희철에게 밀려 안양SBS로 옮겨간 양희승은 팀의 간판스타로 우뚝서 자괴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했던가. 전희철은 17일 친정팀 동양과의 경기서 전반에만 22점을 잡아내는 등 3점슛 6개 포함 27점으로 '복수극'을 펼치며 KCC의 연패고리를 끊는데 크게 기여, 부활을 예고했다.
전희철은 수치상으로 보면 11경기서 경기당 14.7점 4.8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지난시즌(경기당 14.8점)에 비해 뒤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KCC가 연패에 빠지면서 전희철이 팀의 빠른 토털농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몸싸움을 싫어해 외곽을 돌며 3점슛만 난사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19일 현재 2승9패를 기록하고 있는 KCC가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전희철이 골밑 싸움에 가세, 용병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전희철이 포스트업 플레이를 위주로 하면서 골밑에서 미스매치를 유도하거나 동료에게 외곽슛 기회를 제공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추승균 이상민 등 KCC의 외곽 슈터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수 있다.
"팀을 바꿔 2년 연속 우승컵을 안는 게 목표"라는 전희철은 "초반 적응이 힘들었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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