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증권사들의 주가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현대차가 회계기준을 바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총 1조2,18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국내외에 판매한 자동차의 하자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판매보증 충당금 전입액)으로 미리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면서 순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내년 국내외 자동차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관점에 따라 분석과 전망이 제각각 다르게 나오고 있다. 투자의견이 '매수'와 '중립'으로 엇갈리는데다 현재 2만9,000원선에 머물고 있는 주가 전망도 증권사들에 따라 3만원대에서 6만원까지 2배 가까이 차이 나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증권은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한 6조6,880억원으로 분기별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7.2% 감소한 3,415억원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충당금 전입액 조정 등에 따른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6,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최대식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는 올 고점 대비 46% 폭락한 상태로 오히려 지금이 장기적 시각에서 매수 적기"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현대차의 실적 성장세가 다른 자동차업체보다 월등히 높고 수출도 갈수록 증가하고 마진도 늘어난다"며 매수 추천과 함께 12개월 목표가를 6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그러나 다른 외국계 증권사인 UBS워버그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워버그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이며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며 올해와 내년 EPS(주당순이익)를 당초보다 10%와 9%포인트 낮춰 잡고 목표주가도 3만6,000원으로 낮췄다. 교보증권 임채구 연구원도 내수 판매 둔화 등으로 현대차의 영업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중립의견을 제시하고 주가도 연말까지 3만∼3만7,000원의 박스권을 예상했다.
현대차의 판매 보증충당금 전입을 놓고도 기업회계의 일관성이 결여되고 대선과 노조 움직임 등을 의식해 순이익을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달러 약세 및 경쟁심화 등 불투명한 영업환경을 감안해 보수적인 회계원칙을 택한 것은 바람직하다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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