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이 위험에 처하는 줄도 모르고(不知身在急流中)/야반에 집을 떠나 흉적을 무찌르다가(夜半辭家破凶賊)/갑자기 사고가 났으니 이 무슨 변고인고(雷雨被襲何變有)/가련한 칼잡이여 참으로 가련하구나(可憐劍士又可煉)."피의자 사망사건 이후 검사가 구속되고 장관과 검찰총장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검 중수부 김진태(金鎭太·사시24회·사진) 과장이 애잔한 심경을 담은 '슬픈 칼잡이 이야기(哀憐劍士說)'란 제목의 32행 한시를 검찰 전용 통신망에 올려 화제다.
"가을밤 홀로 강월헌에 올라(秋夜獨上江月軒) 가슴 아프게 떠나간 칼잡이 한 사람을 떠올린다(回億恨去一劍士)"며 구속된 홍경영(洪景嶺·사시31회) 검사를 회상하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한시는 "밤중에 출근함은 달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五更登廳非觀月) 세끼밥을 굶은 것도 신선되려함이 아니었다(三朝避穀不求仙)"며 홍 검사의 열정을 암시했다.
김 과장은 이어 홍 검사의 억울한 심경을 눈치챈 듯 "가슴 속 충성심은 천년 후에도 남을 것이고(胸中丹心天后材) 칼집에 묻은 정의감은 백년을 갈게요(匣裏義憤百年期) 시비를 모두 잊으시오(願爲全忘是與非) 잘되고 못되고는 하늘에 달렸소(榮落在天豈易求)"라고 위로했다.
김 과장은 또 "칼청에는 안타까움과 근심만 가득하고(嘆聲憂慮滿劍廳) 초겨울 하늘엔 궂은비만 내리오(寒天烟雨倍沈沈)"라는 구절로 검찰의 현 상황을 묘사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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