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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中國](2)장쩌민의 유산-경제·사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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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中國](2)장쩌민의 유산-경제·사회 문제

입력
200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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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개막 연설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은 13년 동안의 자신의 치적을 발표하면서 먹고 살 만하고 소비도 가능한 소강(小康) 사회 신중국을 건설하자고 역설했다. 중국 경제를 2020년까지 2000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4배의 경제 규모로 확장해 13억 인구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늘리자는 주장이다.신임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에도 중국의 경제정책에 큰 변화는 올 것 같지 않다. 胡 등 4세대 지도자들은 개혁·개방 노선의 기득권자들로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의 노선을 추종해 이데올로기를 탈색한 경제성장에 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중국경제는 누가 뭐래도 장밋빛이다. 연평균 9%대에 육박하는 성장, 1%대의 물가상승률, 15%대의 수출증가율에 외환 보유액도 2,400억 달러에 달한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400억 달러 수준으로 대륙 전체가 세계의 생산기지가 됐다. 중국 경제의 성장 요인은 일관된 경제 정책 방대한 내수 시장(부존자원, 인구, 식량 자급자족, 에너지 수급) 질적으로 우수한 노동력 화교 네트워크(5,000만명) 높은 저축률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江 주석이 남긴 부정적인 경제·사회 유산은 앞으로 胡 시대에 결정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 불균형 심화, 만성 재정 적자, 부실 채권, 환경 오염 등이 어떤 폭발력을 갖고 터져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계층별, 지역별, 도농(都農) 사이의 소득불균형도 생각보다 심각하다. 도농의 소득 격차는 거의 3대 1이며, 상하이(上海)의 소득은 농촌의 9배에 이른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 따르면 중국에서 연 5만 달러 이상 소득자가 전체의 0.52%(650만 명), 2만 5,000달러 이상이 2%(2,600만 명) 정도이다. 하지만 농민의 80%는 연 50달러의 수입에 그치고 있다.

朱 총리 정부는 1998년부터 올해 7월까지 10만 2,300여 개의 국유 기업을 4만 3,000여 개로 줄였으며 이 과정에서 2,500만여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지금은 600만여 명의 실업자가 상존하고 해마다 1,000만 명의 신규 노동자가 쏟아져 나온다. 더구나 최근 노동시장이 양이 아닌 질의 노동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부정부패, 파룬궁(法輪功) 등 종교 탄압, 인권, 소수 민족 독립, 사치와 향락, 매춘 등 중국 특색의 고질에 자본주의 병폐도 胡 총서기가 넘겨받은 과제다.

지방에는 노동자·농민의 시위가 만연해 철도·도로 점거는 물론 정부 청사를 포위하는 시위도 비일비재하다. 胡 총서기의 행보를 때론 의구심을 품고 주시하는 것은 중국이 사회안정을 이루면서 세계 제1경제대국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이처럼 넘어야 할 江 주석의 부정적 유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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