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와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 1∼3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약 22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은 4조7,000억원 수준으로 2분기 대비 32%(2조2,700억원)나 감소,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3면증권거래소는 12월 결산 상장기업 516개사(금융업·관리종목 포함)의 1∼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은 21조8,5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2.98%(14조6,389억원)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7조9,8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96%(4조2,620억원), 경상이익은 27조9,720억원으로 135.23%(16조807억원) 늘었지만, 매출액은 366조1,571억원으로 2.24%(8조35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3분기 순이익은 4조7,335억원으로, 2분기의 7조107억원보다 32.48%, 1분기 8조7,241억원에 비해서는 45.7% 줄어 국내 경제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권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시가총액 상위 50개사 가운데 전분기보다 실적이 줄어든 기업은 68%인 34개사에 달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이익이 1조7,258억원으로 전분기(1조9,173억원) 대비 10.0% 줄었고, KT는 4,884억원에서 3,057억원으로 37.4% 감소했다. 삼성SDI(―21.2%), 기아차(―61.6%), SK(―56.9%), 대한항공(―48.0%), 현대백화점(―61.0%) 등도 순이익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외화관련 이익, 저금리, 지분법 평가익 등 영업외적인 요인에 의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비쳐졌다"면서 "하반기 들어 이 같은 거품이 걷히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제조업 503개사 기준)은 지난해 동기보다 1.04%포인트 증가한 7.55%로,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 76원을 남기는 장사를 했다. 총부채가 8.82%(24조3,176억원) 감소하면서 부채비율도 133.97%에서 112.82%로 떨어졌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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