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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서양으로 가다 /서양의 불교 이끈 "달마"들의 활약

입력
200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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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우기 지음 불교시대사 발행·1만2,000원"20세기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불교, 특히 선(禪)이 서양에 전해진 것이다"라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증명하듯 달라이 라마가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법회를 열 때면 청중 수만 명이 모여든다.

불교문화센터 강사인 진우기(50)씨의 '달마, 서양으로 가다'는 이러한 불교 붐을 이끌어온 서양 불교계의 중요 인물 44명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불교는 1950년대 학자이기도 한 일본인 다이제츠 스즈키 선사가 대학을 무대로 강의를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의 불교는 의도적으로 불교라는 말과 불교적 색채를 제외하고 철학적이고 낭만주의적인 경향만 강조했다.

수행으로서 불교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들어 일본의 스즈키 순류 선사가 미국에 좌선을 중심으로 한 선불교를 전하면서부터. 뒤이어 티베트 출신의 최감 트룽파 린포체는 완벽한 영어 구사 능력으로 70년대 전세계에 100여 개의 명상센터를 세우며 불교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한국의 숭산 스님도 32개 국가에 130개가 넘는 포교센터를 지어 불교의 확산에 기여했다.

책은 서구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달라이 라마, 프랑스 플럼빌리지에서 활동 중인 틱낫한 스님 외에도 서구적 문화토양에 맞춰 신(新) 불교를 일군 스님과 재가자들을 소개한다. 가령 독일 태생의 라쌀레 예수회 신부는 '참선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더 잘 믿을 수 있다'며 일본에서 선을 공부한 뒤 전 세계를 돌며 참선수련회를 열었다. 그가 창시한 '크리스천 선'은 미국에서 기독교와 불교가 접맥하는 새로운 현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책은 이처럼 서양으로 간 '달마'들의 활약상을 통해 서구 문명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는 불교의 현황을 보여주고 21세기 불교의 모습을 예측해본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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