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부터 시작된 프랑스의 주요 문학상 발표가 11월 7일로 막을 내렸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大賞)을 선두로 10월 28일에는 공쿠르상과 르노도상, 11월 5일에는 엥테르 알리에상, 7일에는 훼미나상과 메디시스상 수상자가 줄줄이 발표됐다.상들은 해마다 같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가을 프랑스 출판계는 늘 들떠있기 마련이다. 이들 상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공쿠르상이다. 1904년 창설돼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올해는 파스칼 키냐르의 3부작 '마지막 왕국' 중 첫 권 '방황하는 그림자들'에게 돌아갔다.
17세기 비올 연구자 셍트 콜롱브의 삶을 영화화한 '세상의 모든 아침'으로 유명한 키냐르는 작년에 예술가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그린 '로마의 테라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었다.
'방황하는 그림자들'은 전통 소설 형식을 떠나 시간에 대한 자유로운 단상을 적고 있어 공쿠르상 자격이 없다는 힐난도 받았지만, 몽테뉴의 수상록을 연상시키는 감동적인 내용은 절찬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이 남자들로 구성된 공쿠르상에 대항해 1904년 여성 작가들이 창시한 훼미나상 수상자는 18세기 불문학 연구가로 사드, 카사노바, 마리 앙트와네트 여왕 등에 관한 저서를 낸 샹탈 토마다.
수상작은 그녀의 첫 소설로 앙시앙레짐이 붕괴하기 직전 1789년 7월 14∼16일 3일 동안 마리 앙트와네트가 베르사유궁에서 겪은 공포, 슬픔 등을 달래주기 위해 책을 읽는 여낭독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상 전에 이미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작품의 제목은 '여왕이여 안녕'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역시 역사 소설로 15세기 독일의 바르바라 공주가 남자들이 주도하는 세상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망투 공주'이다. 작가는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문학교수를 그만두고 소설 세 권을 이미 발표한 마리 페란티.
르노도상 수상작은 제라르 드 코르탄제의 '아삼'에게 돌아갔다. 이 소설은 18세기말 차를 찾아 인도로 떠난 조상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
새로운 글쓰기를 장려하기 위해 1958년 창시된 메디시스상 수상자는 1962년 태어난 안 가레타다.
그녀는 네 번째 소설 '단 하루도' 속에서 한 여인이 만난 열 두 여인의 열 두 밤을 화려하고 시적인 문체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올 주요 문학상 수상작들의 특징은 새로운 글쓰기를 모색하는 소설과 역사적 경향이 강한 작품들로 요약할 수 있다.
조 혜 영 재불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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