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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눈물 / "들리지 않는가… 아이들의 신음이" 분쟁·기아國 어린이의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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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눈물 / "들리지 않는가… 아이들의 신음이" 분쟁·기아國 어린이의 참상

입력
200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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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김경원 옮김 작가정신 발행·8,500원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의 모습은 보기 좋다. 그런데 세상에는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 방치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일본 방송인 구로야나기 테츠코(69)의 '토토의 눈물'은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모잠비크 앙골라 인도 보스니아 등 14개 분쟁, 기아국가 어린이에 대한 이야기다. 테츠코는 어린 시절의 체험을 토대로 대안교육 문제를 다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창가의 토토' 저자로 1984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세프 친선대사에 임명됐다. 그 후 14년간 그는 이들 나라를 방문,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어느 정도 실상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만난 아이들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했다. 멀건 죽 한 바가지로 하루를 버티고, 구호물자가 모자라 표준 체중의 70%를 초과하면 배급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반정부 게릴라에게 팔다리가 잘린 아이, 집이 없어 들판에서 자다 하이에나에게 머리를 물린 아이, 고엽제 때문에 두 눈 없이 태어난 아이를 만났다. 가족을 위해 300원에 몸을 파는 열두살 여자아이의 슬픈 사연에 가슴이 미어지기도 했다.

아이들은 왜 이런 고통 속에서 신음할까. 저자는 "어른들이 만든 불평등과 부조리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쓸 뿐이다.

그러나 저자가 만난 아이들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갈증이 극심해도 "순서, 순서!"를 외치며 더 어린 친구부터 물을 마시게 하는 니제르 아이들, 파상풍으로 신음하면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자신에게 건넸던 인도 아이에게서 테츠코는 희망을 발견한다. 그는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아이들의 실상을 전한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우리 어른들에게 통렬하고 날카로운 비수로 다가온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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