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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지은 우리집/ 도란도란 집짓는 느림씨네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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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지은 우리집/ 도란도란 집짓는 느림씨네 그림일기

입력
200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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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수 글·그림 문학동네어린이 발행·9,000원추위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집은 우리의 포근한 보금자리다. 그런 집을 온 가족이 함께 짓는다면 집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가족들도 더 가까워질 것이다. 동화작가이자 화가인 김진수(41)씨의 그림책 '모두 함께 지은 우리집'은 도시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골로 이사간 느림씨 가족의 집 짓기 일기이다.

시골로 이사한 느림씨 가족은 빈 집을 빌려 살고 있었다. 그러기를 3년, 터가 생기자 집 짓기를 시작한다. 언 땅이 녹을 무렵이었다. 온 가족이 한장 한장 흙벽돌을 찍었다. 목수 일을 하는 삼촌이 가세해 나무를 자르고 대패로 목재를 밀고 다듬었다.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놓고 지붕을 올렸다. 흙벽돌을 쌓고 전기선을 설치하고 보일러를 깔고 수도배관을 놓았다. 다시 도배를 하고 문짝을 달았더니 집이 완성됐다. 집 짓기는 아이들이, 마을 어른들이, 학교 선생님이, 목사님이, 서울 사는 아빠 친구가 도왔다. 집 짓기는 사람들을 모으는 하나의 축제였다. 집이 완성되자 동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함께 했던 고생과 기쁨을 나눈다. 그날 밤 첫 눈이 내렸다.

흙벽돌을 찍으며 느꼈던 느림씨 가족의 행복, 사람들이 새참을 먹고 고사를 지내며 나눈 따뜻한 마음이 짤막한 글과 친근한 그림을 통해 전해지면서 잔잔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준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사실주의 계열의 작품 활동을 한 저자가 강화도로 내려가 집을 지으면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그림책이다. 저자는 집 짓는 과정을 필름으로 담으면서 그림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집이 지어지는 과정을 한 눈에 보여주고 들보, 콩댐 같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말도 가르쳐준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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