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지만 가정에서 김치 담그는 풍경을 보기 쉽지않다. 대기업 혹은 식품전문점에서 만든 레디메이드 김치에 어느새 입맛이 익숙해진 까닭이다. 이왕에 사먹는 김치라면, 맛깔스런 향토김치는 어떨까.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이 녹아있는 김치를 소개한다.■여수 돌산 갓김치
톡 쏘는 향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김장철의 별미. 요즘 여수 시내는 물론, 돌산읍 향일암 근처의 횟집이나 건어물집에서도 갓김치를 팔 정도로 성수기다. 이맘때면 한창 밑동에 '약'이 올라 줄기가 굵고, 알싸한 맛이 강하다. '원조' 돌산김치라야 제맛이 난다. 이 지역 토질과 해풍이 어울려 향이 강하고, 김치가 익어도 변질이 안 된다. 다른 양념을 적게 넣고 소금으로 짭짤하게 간을 해서 1년 내내 두고 먹는, '장아찌'에 가까운 김치가 원조 돌산 갓김치이지만 근래에 와서는 '서울식'으로 고춧가루나 양념을 듬뿍 넣는 추세. 2.5㎏에 1만원선. 처가집 전통 갓김치 (061)644-7949, kimchi.kp.ro
■당진 실크김치
전통적인 향토김치라기보다는 이 지역에서 6, 7년전 개발한 기능성 건강김치. 양념에 화학조미료 대신 누에고치를 가수분해한 분말을 가미하는, 일종의 '먹는 실크'다. 천연 아미노산이 풍부한 누에고치 분말은 당뇨나 성인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선하고 담백한 맛이지만 화학조미료에 익숙해진 입맛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1㎏에 4,500원선. 향채방 (041)355-9332, www.chungnamfood.co.kr
■해남 해수절임김치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의 특산 김치. 김장철 바닷물에 배추를 이틀 정도 담가 자연절임을 한 데서 '해수절임'이란 말이 나왔다. 다른 바닷물에 배추를 담그면 짜고 쓴 맛이 나지만, 해남 땅끝마을 바닷물에서는 황토갯벌에 섞인 '델렌암'이라는 미네랄성분 때문에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여기에 무채 대신 멸치액젓을 많이 넣는 남도 특유의 양념을 했다. 1㎏에 5,000∼7,000원. 처가집반찬 (062)954-0202
■안동 풍산김치
경상도 김치는 대체로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사용해 얼얼하고 맵다. 특히 따뜻한 기후 때문에 소금간을 강하게 하고 국물을 적게 한다. 멸치젓을 달여 삼베로 거른 국물에 배추, 파를 절이는 경우가 많다. 부추김치와 우엉김치, 콩잎김치 등이 있는데, 안동의 풍산김치가 상품화된 김치의 대표격이다. 우리채소와 양념, 150m 천연암반수를 썼다. 풍산농협 (054)858-8233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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