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무장해제와 무기사찰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시한을 이틀 앞두고 이라크의 주유엔 대사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형식으로 제출했고, 유엔 사무총장도 사찰단이 곧 현지로 떠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이라크사태는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전쟁을 피하고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면, 또 한번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라크 국민을 위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후세인의 독재체제 아래서 역경에 처한 그들에게 전쟁은 더욱 처절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사회도 전쟁으로 야기될 정치 및 경제적 불안을 덜 수 있다.
그러나 사태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이유는 부시정부가 무기사찰보다 후세인 정권의 제거를 문제해결의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이를 간파하고 의회가 유엔결의안을 거부토록 하고 자신은 결단으로 이를 수용하는 형식의 정치적 쇼를 연출했다. 이로써 이라크는 미국 공격위협의 예봉을 일단 피한 셈이다. 만약 후세인이 사찰을 방해하지 않는 한, 사찰단이 최종 보고를 할 동안 이라크는 시간을 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태를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부시정부가 후세인이란 화근이 남아 있는 것을 결코 용납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정부의 이라크 사태 대처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미국이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관해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이미 대북 중유지원 중단의사를 밝혔다. 북한에 대해 이미 전방위 압박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이러한 노력에 한국의 동참 요구도 드셀 것이다. 새로 선출될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와 남북의 현실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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