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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김장철… 대목 만났다 / 업계 뜨거운 판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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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김장철… 대목 만났다 / 업계 뜨거운 판촉전

입력
200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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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김치를 일반 냉장고에 두십니까.' 김치냉장고가 TV, 세탁기, 냉장고와 함께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김치 저장은 물론 채소, 과일 보관과 식혜, 요구르트 제조 등 용도 가 확대 되면서 주부들이 가장 사고 싶은 가전제품 1위품목으로 부상했다. 김치냉장고는 국내에서 독자 개발돼 차츰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형 가전제품이다. 도시화로 김치 보관이 힘들어지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개발된 김치냉장고는 이제 TV 세탁기 등을 제치고 국내 백색 가전의 간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김치냉장고의 인기 비결은 일반 냉장고와는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김치 보관 기능에 있다. 김치 고유의 맛을 내는 핵심은 일정한 온도 유지에 달려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김치는 섭씨 0.5℃에서 보관할 때 가장 맛이 좋다. 바로 이 상태가 겨울철 김장독에 넣어 땅에 보관하는 온도로 이래야 적당히 숙성 시킨 뒤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김치 냉장고는 바로 이런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일반 냉장고는 벽면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강제 순환하는 방식이라 냉장고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온도가 제각각이다. 하지만 김치냉장고는 땅속에 장독을 묻는 것과 같이 냉매를 이용해 인케이스(내부 벽면) 자체를 차갑게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구조도 대개 상부 개폐식으로 만들어 찬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 편리성을 위해 서랍식 김치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상부 개폐식에 비해 냉각 효율이 떨어진다. 최근 들어서는 김치 보관은 상부 개폐식을, 과일·채소 보관은 서랍식으로 만든 복합형이 출시되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1995년 4,000대에 16억원 수준에 그쳤던 국내 김치 냉장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1조원(120만대)을 돌파했고, 올해는 1조3,000억원(140만대)을 넘어설 전망이다. 7년 사이에 무려 800배가 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김치 냉장고 시장이 활황세를 타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 제조업체들까지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현재 김치냉장고 시장은 선두업체인 만도공조의 '딤채'를 필두로 삼성전자(다맛), LG전자(1124)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대우전자, 동양매직, 롯데기공, 청호나이스, SK디투디, 아일인텍 등 후발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전에 가세, 그야말로 '김치냉장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재 국내 김치냉장고 업계는 판매사만 35개이고, 제조사는 22개나 된다.

이같이 업계간 판촉전이 불붙으면서 선두업체들은 점차 기능화·고급화·대형화를 꾀하고 있다.

만도공조는 최근 김치 보관 뿐 아니라 숙성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발효 과학 코스' 원터치 버튼을 장착한 고기능 신제품인 '다이아몬드 디럭스(판매가 165만원)'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숙성, 자연 숙성, 싱싱 저장 등 3단계의 김치 숙성시스템을 가진 200리터 이상급의 '다맛 프리미엄'과 하우젠을 내놓고 딤채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LG전자는 국내 최대 용량인 300리터급 초대형 '1124' 제품 8개 모델(판매가 150만∼180만원)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우전자 동양매직 대원전기 등도 중저가형 김치 냉장고를 출시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급화 대형화 추세에 따라 요즘 150리터가 넘는 대기업의 대형 김치냉장고는 대부분 100만원을 상회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핵가족화가 확산되는 상태에서 무조건 용량이 큰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김치 냉장고를 구입하기 전에는 가족 수와 사용 용도, 제품 특성, 가격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제조사의 경우 제품 성능은 그대로 인 채 용량과 외부 디자인만 바꿔 가격만 올려 출시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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