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종식 후 10년 간 내전 및 인종청소,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의 공습 등을 겪으며 연방 해체의 길을 걸어 온 신 유고연방에 극우 민족주의가 다시 기승이 부리는 일은 없을 듯하다.11, 12일 서울에서 열린 민주주의 공동체 각료회의 참석차 방한한 고란 스빌라노비치(39·사진) 신 유고연방 외무장관은 13일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며 외부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저조한 투표율(46%)로 무효처리된 지난달 대선에서 인종청소의 주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를 지지한 극우파 후보가 20%를 넘게 득표했지만 내달 다시 치러지는 대선에서 유고 국민은 민주파 인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를 묶는 신연방 출범을 위한 헌장이 올 연말까지 완성되면 연방해체의 과정은 완전히 끝나고 2010년까지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며 "과거 유고 연방에 속했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과는 친선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엔의 직할 통치 하에 있는 코소보 문제와 관련,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의 안전에 우려를 표시한 후 코소보가 세르비아의 일부임을 확인한 유엔 결의안을 상기시켰다. 스빌라노비치 장관은 법대 교수 출신의 주목받는 정치 신인이다. 특히 그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연방이 출범할 경우 차세대 대통령 재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최근 2년 간 한국 정부가 유고에 100만 달러를 지원한 데 감사를 표시한 후 "몇 달 전 베오그라드에 공관을 재개설한 한국측에 무역사무소(KOTRA)도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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