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월 '프렌즈'에 이어 두 번째로 15일(밤 9시 55분) 한· 일 공동제작 드라마 '소나기, 비 갠 오후'를 방영한다. 일본 후지 TV와 손을 잡고 만든 2시간짜리 2부작.MBC에서는 최창욱 책임프로듀서(기획) 소원영(연출) 후지TV에서는 혼마 오히코와 나카지마 구미코(프로듀서) 후지모토 유키(각본) 타지마 다이수케(연출)가 참여했다. 출연진은 지진희(홍대진 역) 요네쿠라 료오코(오오츠키 치즈루 역) 나카무라 토오루(오오츠키 세이이치로 역) 등.
의문의 죽음을 한국과 일본의 주인공이 함께 풀어가는 서스펜스물이지만, 드라마는 황순원의 서정적인 단편 '소나기'를 모티프로 삼아 멜로적 정서를 띤다. 서울에서 일본인 상사 주재원 오오츠키 세이이치로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경찰은 오오츠키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짓고 사건을 종결하려 하지만, 홍대진 형사는 타살이라 확신하고 혼자 수사에 뛰어든다.
오빠의 죽음에 의구심을 품은 치즈루는 홍 형사와 함께 고인의 행적을 쫓으면서 사랑에 빠진다. 소설 '소나기'는 고인의 유품으로, 사건의 단서인 동시에 국적이 다른 두 연인을 맺어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
'소나기, 비 갠 오후'는 한국과 일본의 풍광을 고화질 HD 영상으로 선보인다. 7월 한 달 동안 도쿄 일대와 서울 이천 부여 등지에서 촬영했다. 일본 측 여자 주인공 요네쿠라 료오코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끈 후지TV 드라마 '러브 레볼루션'의 주인공을 맡았던 인물. 료오코의 오빠로 나오는 나카무라 토오루는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로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SBS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에 출연했던 지진희가 다부지고 거친 형사역을 맡았다.
양국 배우들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나머지는 각자 자국어를 쓴다. 공동제작 드라마가 국내 제작물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일본어 대사는 큰 문제로 확산되지는 않을 듯하다. MBC는 방송위원회 측에 사전 양해를 구했고, 방송위원회는 일본어 대사가 국민 정서를 건드리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최창욱 CP는 "상업적인 이익이 아닌 문화교류를 위해서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본을 쓰고 함께 만들었다"면서 "일본 측에서 정상급 배우를 동원하는 등 성의를 다했다. 일본에서는 1일 방영해 14.3%의 시청률을 기록할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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