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2시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가 열린 인천 남동구청 지하1층. 현장채용을 위해 수도권 유망 중소업체 100여 개 회사가 참여했지만 행사장의 구인 창구는 시종 썰렁하기만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생산직 모집에는 아예 관심도 없고, 사무관리직 분야도 조건이 좋지 않으면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라고 씁쓸해 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업체의 구인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3D업종의 생산, 기술직에 한정됐던 구인난이 최근에는 사무·관리직에까지 이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업체 구인난 사상 최악
구인난으로 상당수 업체들은 경영에 차질을 빚어 조업중단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최대규모의 중소업체 집적지역(3,700개)인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현재 70%에 이르는 업체가 생산·기술직 부문 인력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 또 사무·관리직 인력난도 21%에 달해 일손부족현상은 직종에 관계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공단의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 관계자는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인력난으로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납품기일을 맞추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취업난에도 3D업종 기피 여전
이 같은 취업난 속의 구직난 현상은 대졸 취업자들의 3D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이 주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은 회사의 규모 직종 대우 등을 살펴보고 입맛에 많지 않으면 아예 취업자체를 포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울 모 대학 졸업반 박모(28·경영학 전공)씨는 "관리직이라도 전공을 살릴 수 없고, 장래성이 없다면 차라리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말했다. 김모(22)양은 "전산학을 전공했으나 대부분 단순사무, 경리직분야만 모집하고 있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외국인 근로자도 구하기 힘들어
인력난 심화로 남동공단 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의외로 이탈자가 많아 업체들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한 도금업체의 경우 올해 들어 채용한 13명의 외국인 근로자중 9명이 3개월도 안돼 공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다른 곳과 임금수준 등을 비교해 더 나은 곳이 있으면 말없이 사라진다"며 "최근에는 주급 외국인 근로자가 등장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산학련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중소기업 취업인프라의 확충이 절실하다"며 "취업 희망자들도 눈높이를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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