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올림픽의 '마라톤 영웅' 손기정(孫基禎·90)옹이 13일 지병인 신부전증과 폐렴이 악화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이날 새벽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며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중환자실에 호송돼온 손옹은 한 때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으나 오후 2시께 상태가 약간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 졌다. 병원측은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나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경기 용인시 수지읍에서 딸 문영(61)씨와 함께 살고 있는 손옹은 지난해부터 신부전증 등으로 여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지난달 14일에도 의식을 잃어 입원했으나 상태가 나아져 이달 5일 퇴원했다.
손옹의 병상은 딸 문영씨와 이날 오전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급히 귀국한 아들 정인(59)씨가 지키고 있다.
이날 병실에는 체육계 후배들이 찾아와 손옹의 건강회복을 빌었다. 오후 5시께 병원을 찾은 이봉주 선수는 "선생님 살아 생전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선생님 앞에 바치는 것이 꿈"이라며 "험난한 길을 뚫고 살아오신 만큼 이번 고비도 넘기실 것으로 믿는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족들과 장례절차와 훈장추서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하고 돌아갔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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