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위성방송인 카타르의 알 자지라 TV가 12일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메시지라며 방송한 녹음 테이프를 분석한 미국 전문가들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빈 라덴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테이프의 진위는 전문가들에게 맡겨둘 것"이라며 이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테이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례적인 우려를 표시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발리 테러 등 최근의 테러를 열거하고 찬양해 그의 목소리로 최종 판명될 경우 사망설이 유력했던 빈 라덴은 은신처에 숨어있음이 확인되는 것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테이프 목소리에 대한 분석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2개 관련 기관의 고위 관계자들은 NBC 뉴스와의 회견에서 빈 라덴의 목소리가 틀림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타임스는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테이프 목소리의 주인공은 빈 라덴이 분명하며 이는 지난해 아프간 전쟁 이후 그가 살아 있다는 최초의 확실한 증거라고 보도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일본 음향연구소가 성문(聲紋)을 분석한 결과 빈 라덴의 목소리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과격 이슬람 단체들과 깊은 유대를 맺고 있는 알 자지라 방송은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와 체첸반군에 의한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지난달 쿠웨이트에서 발생한 미 해병대원 살해 사건 등 최근의 테러를 찬양하고 서방 국가들에 대해 이라크 공격을 경고하는 오사마 빈 라덴의 목소리라고 주장하는 녹음 테이프를 방송했다. 그러나 문제의 녹음테이프를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카이로·워싱턴·도쿄 외신=종합
■ 빈 라덴 테이프 공개 일지
▲2001년 10월 7일: CNN, "전 세계 미국민들 안전치 못할 것"이라는 빈 라덴 위협 비디오 테이프 방영
▲12월 26일: 알 자지라, 빈 라덴이 미국과 동맹국을 비난하는 비디오 방영
▲2002년 1월 31일: CNN, 2001년 10월 빈 라덴이 알 자지라와 인터뷰한 비디오 방영
▲9월 10일: 알 자지라, 빈 라덴이 9·11 테러범 19명을 찬양하는 비디오 방영
▲10월 6일: 알 자지라, 빈 라덴이 추가테러를 경고하는 녹음 테이프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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