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전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을 하는 서방 기자에게 '거세'와 '할례'를 하라고 욕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푸틴 대통령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덴마크 기자가 "왜 체첸에서 지뢰를 사용하고 주민을 학살하느냐"고 질문하자 화가 나 욕설을 퍼부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얼굴이 벌개진 푸틴은 "당신이 과격 이슬람교도가 되고 할례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 모스크바로 초대하겠다. 러시아에는 포경수술 전문가가 많으니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그 부분을 잘라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체첸은 이슬람 교도가 대부분이고 이슬람 일부 종파에는 할례 관습이 남아 있다.
푸틴이 러시아어로 한 이 발언은 당황한 EU 통역사들이 완전히 옮기지 않아 현장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러시아 언론들이 나중에 발언록을 입수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평소에도 비속어를 많이 쓰기로 유명하다.
크렘린은 푸틴이 빡빡한 회담 일정으로 매우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EU 집행위 대변인은 "사실일 경우 전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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