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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45)全泰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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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45)全泰壹

입력
200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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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1월13일 서울 평화시장 노동자 전태일이 제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당겼다. 22세였다. 그의 마지막 말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절규였다.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가 아들의 죽음을 정부의 보상금과 맞바꾸기를 거부하고 청계피복노조 결성, 일요일 휴무 등 아들 생전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견결한 태도를 취했던 터라, 장례는 일주일 뒤에야 치러졌다. 그 뒤 이소선씨는 자연인 전태일의 어머니를 넘어서서 핍박 받는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가 되었다.전태일의 분신은 1970년대 이래 한국 노동운동의 힘살을 움직이게 한 가장 강력한 원기소였다. 대구에서 태어나 10대 후반부터 서울 평화 시장에서 재단 일을 하다가 동료들의 '사람다운 삶'을 위해 자신을 버린 이 아름다운 청년의 기억은 더 살만한 세상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다.

최두석씨의 시 '전태일'. "달 없는 어둠 속을 검게 숨죽여 흐르는 강물, 별들은 모두 선잠을 깬 듯 깜박거린다/ 한사코 그늘에서 그늘로만 옮겨 디디며 살아온 자의 생애가 오늘 밤 급한 여울을 이루며 흘러내린다/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물살이 한 줄기 도도한 강물로 흐른다/ 문득 물결을 타고 어룽더룽 두꺼비 한 마리 헤엄쳐 흐른다/ 무겁게 알 밴 몸이 물살을 따라 흐르다가 다시 자맥질하며 거슬러 오른다// 마침내 기슭으로 기어올라 엉거주춤 뒷발에 한껏 힘을 주고 두리번거린다/ 가슴을 벌럭이며 결연히, 어찌할 수 없는 천적 독사를 찾아 나선다/ 그리하여, 드디어 온 몸으로 잡아 먹힌다/ 이제 며칠 후면 독사의 뱃가죽을 뚫고 수백마리 새끼 두꺼비가 기어 나오리라/ 독사의 살을 먹으며 굼실굼실 자라리라."

고 종 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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