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이 신차 출시는 적극 홍보하면서도 생산을 중단하는 단종차량에 대해서는 이를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부터 경차인 아토스와 경상용차인 타우너의 생산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표하지 않은 채 재고물량을 팔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부터 아토스를 단종했다"고 시인했으며 기아차 관계자도 "지난달 말부터 타우너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현재 생산라인 조정과 인력 재배치 등 후속 현안에 대해 노동조합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토스는 1997년부터 생산된 현대차의 대표적인 경차(800㎤ 미만)로 외환 위기 직후인 98년 4만여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판매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92년에 나온 타우너는 5,7인승 승합차(코치)와 2인승 밴 및 트럭 등 3가지 모델로 생산돼 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승용차 중에서 경차, 상용차중에서도 경차인 경상용차를 단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단종 이후에는 남아 있는 아토스 재고 250대와 타우너 재고 850대 정도를 계속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자동차측은 "아토스와 타우너의 단종 사실을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구매 고객에게는 알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차량 단종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관행이지만,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 대국으로 발전한 이상 이 같은 전근대적인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해외 선진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오랜 인기 차종인 올즈모빌의 단종 계획을 최근 발표한 것처럼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단종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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