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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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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라이프]

입력
200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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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의 거장 파블로 카잘스는 그의 첼로연주실력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었다 한다."세상 사람들은 새가 노래하듯 손쉽게 내가 첼로를 연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새가 노래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들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진나라에 사광(師曠)이라는 악사가 있었다. 사광의 자는 자야(字野)다. 그는 진나라에서도 가장 총명한 선비였다. 사광은 음악으로써 능히 기후의 영허와 음양의 소장을 통달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하늘의 변화와 인간의 일을 음악으로써 알아맞히되 추호도 틀리지 않았다. 사광은 심지어 물건 놓는 소리와 새나 짐승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그 길흉을 짐작했다. 이에 진나라 역대 임금은 다 사광을 깊이 신임했다. 그래서 행군할 때는 반드시 앞 못보는 사광을 데리고 다녔다.

그런데 사광이 이렇듯 음악으로써 삼라만상의 천변만화를 읽을 수 있게 되기까지에는 이런 사연이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매우 좋아했으나 음악에 전심하지 못하는 것을 늘 고민했다. 어느 날 사광은 깊이 탄식했다. "정밀하지 못한 것은 생각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마음을 하나로 통일하지 못하는 것은 눈으로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사광은 쑥에 불을 붙여 자기의 두 눈을 태웠다. 그는 마음을 통일하고 오로지 음악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이기 위해서 스스로 눈이 멀게 한 것이었다.

얼마 전 친구들과 골프를 시작하려는데 스킨스게임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파3홀을 제외한 나머지 14홀에 모두 핸디1을 주고 나머지 세 친구는 스크래치로 붙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버디를 하게 되면 버디 값은 민족자본이 별도로 나와야 하는 룰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첫 홀은 스리퍼팅을 하면서 보기를 했다. 두 번째 홀은 버디를 했으나 다른 한 친구가 파를 함으로써 스킨을 따지 못했다. 세 번째 홀에서는 나와함께 보기를 한 다른 친구가 스킨을 가져갔다.

네 번째 홀은 파3홀인데 나만 파를 하여 스킨과 니어핀 수상을 했다. 여섯 번째와 일곱번째 홀에서는 버디를 잡았다. 말수가 적어진 친구들은 열 번째 홀에서 또다시 버디를 하자 골프를 그만 두고 집에 가야겠다고 투덜대기 시작했다. 열네 번째 홀에서도 버디를 하였다. 마침내 그 날의 골프는 그런 식으로 끝이 났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한 친구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골프를 잘 할 수 있느냐."

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거의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골프연습장에 간다.그런 생활을 한 지가 15년이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나는 얼마 전부터 오버래핑에서 인터로킹으로 그립을 바꾸었다. 아마도 그친구 이런 속사정을 알고 나면 다시는 내게 칭찬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 칭찬은커녕 겨우 그 정도냐고 비웃지나 않을지 몹시 염려된다.

/변호사 sodong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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