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김주성(205㎝·23·원주TG)을 비롯한 새내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운데 '농구 9단' 허 재(37·TG)와 '코트의 마술사' 강동희(36·창원LG)의 노장투혼이 겨울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1980년대 중반이후 한국농구를 이끌었던 쌍두마차 허 재와 강동희는 농구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현역 최고참인 둘은 자신들보다 어린 코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까마득한 후배들을 능가하는 기량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김주성의 입단으로 우승을 벼르고 있는 허 재는 중앙대 14년 후배 김주성과 신구조화를 이뤄 11일 현재 5승3패를 기록, 대구동양에 이어 TG를 2위로 끌어올렸다. TG는 지난시즌 9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데릭 존슨(205.4㎝)과 트윈타워를 구축하게 되자 허 재는 현역시절 마지막 우승기회로 여기고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허 재는 올들어 경기당 7어시스트로 이상민(KCC)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허 재의 어시스트는 앨리웁 패스에 이은 덩크슛 등 대부분 김주성의 득점을 도와주는 것이어서 김승현―마르커스 힉스(이상 동양)에 견줄만한 최강콤비로 떠올랐다.
허 재는 1쿼터는 뛰지 않고 용병출전제한으로 김주성의 큰 키를 이용할 수 있는 2쿼터 등 주로 후반에 투입돼 나이에 따른 체력을 안배하고 있다.
'영원한 기아(현 모비스)맨'이라고 믿었던 친정에서 퇴출, 연봉이 2억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8,000만원이나 깎이는 수모를 받으며 LG로 옮긴 강동희는 독기를 품고 코트에 나선다.
강동희의 보강으로 팀 아킬레스건이었던 포인트가드 부재를 말끔히 씻은 LG는 조성원 조우현을 앞세워 화려한 속공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경기당 6.38어시스트로 5위에 올라 있는 강동희는 아직도 전성기에 버금가는 현란한 노룩패스를 테런스 블랙에게 연결시켜 덩크슛을 이끌어낸다.
허 재나 강동희는 출장시간이 25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어시스트 부문 상위권에 랭크돼 있어 노장투혼이 더욱 돋보인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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