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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짜증나는 유사 호쇼핑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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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짜증나는 유사 호쇼핑 광고

입력
2002.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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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144개 채널에서는 하루 2,000여 편의 프로그램이 쏟아집니다. 영화 드라마 스포츠 레저 쇼핑 뉴스 다큐멘터리 교육 종교 음악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닙니다.3월 개국 후 7개월 여 만에 가입자 42만 명을 확보한 것도 이 같은 다양성과 전문성 때문이지요.

그러나 매시 45분이 되면 거의 모든 채널이 거의 똑 같은 방송을 내보냅니다. 바로 ‘유사 홈쇼핑 광고’입니다. 3장에 3만7,000원밖에 안 하는 바지,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로얄제리….

프로그램 편성표에 따르면 분명히 오후1~2시 A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돼야 하지만 오후1시45분부터 상품 광고가 방송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60분짜리 프로그램에 허용된 광고시간 10분을 이 시간대에 몰아넣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물론 열악한 채널사용사업자(PP)의 재정 형편 탓입니다. 광고주들이 아직 스카이라이프보다는 지상파 채널을 선호하는 바람에 그럴듯한 CF 수주가 어려운데다, 스카이라이프로부터 받는 개별 PP의 수신료 수입 역시 5,000만원이 안 되니까요.

이에 비해 유사 홈쇼핑 광고는 편당 100만~200만원에 불과한 제작비로 최소 5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이를 못 본 체 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유사 홈쇼핑 광고가 장기적으로 PP와, 국책사업으로 시작한 스카이라이프에 도움이 될까요? 그 반증(反證)의 사례가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원TV(채널 655)입니다.

다른 PP들이 1993년 케이블TV 개국과 동시에 출범한 데 비해 애니원TV는 3월 첫 방송을 내보낸 신생 방송사이지만 현재 스카이라이프 전 채널 중 시청률 3위를 기록 중입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애니원TV가 국내 PP 중 유일하게 유사 홈쇼핑 광고를 안 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합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도 “PP들에게 유사 홈쇼핑 광고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PP들도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고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합니다. 이러는 동안 같은 시간대 본 프로그램이 나오는 지상파 채널로 향하는 시청자들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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