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냐, 남느냐." 10일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극적인 동점 3점홈런을 터뜨려 이름값을 해낸 국민타자 이승엽(26·삼성·사진)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이승엽은 한국시리즈 우승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병상에 계신데 무리하게 가고 싶지는 않다. 주위의 반대의견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승엽은 그동안 기회 있을때마다 '반드시 진출한다'는 의지를 보여왔는데 여러 변수가 생겨 국내에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하지만 이승엽의 미국행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삼성구단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21년 묵은 한(恨)을 풀어 이승엽의 빅리그행을 반대할 명분이 없어졌다.
이승엽의 미국행을 돕고 있는 에이전트 존 김도 "모든 준비는 돼있다. 이승엽의 결심과 구단의 OK사인만 남았다"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일부 구단들이 이승엽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58)씨는 "구단과의 약속은 곧 팬들과의 약속이다. 그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삼성 홈페이지(www.samsunglions.com) 에는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 서는 것을 보고 싶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박찬호·김병현 등이 이미 성공을 거두었고 일본의 괴물타자 요미우리의 마쓰이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이승엽도 충분히 통할수 있다는 여론을 등에 업을 경우 빅리그행이 급물살을 탈수도 있다.
1995년 시즌종료후 선동열(전 해태)도 구단의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열화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일본프로야구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와함께 팀 동료 임창용(26)도 에이전트사인 리치 캐츠 앤드 랜디스의 국내 담당인 김민수씨를 통해 빅리그행을 추진하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 해부터 이미 메이저리그로 가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외국진출문제를 논의한다'는 정도로만 구단측과 얘기가 오갔을 뿐이지만 임창용의 외국진출의지가 강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현행 프로야구 규약상 7년차 자유계약선수(FA)의 해외진출은 구단 당 1명밖에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구단으로서는 난감한 입장이다. 이승엽이나 임창용중 어느 한쪽의 손을 선뜻 들어줄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 투타의 핵인 임창용과 이승엽 가운데 누가 메이저리그진출의 꿈을 이룰수 있을지가 올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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