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3위인 LG텔레콤이 2000년 4분기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휴대폰시장을 주도하는 SK텔레콤, KTF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8일 LG텔레콤이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2분기(4,802억원) 대비 40.4% 증가한 6,743억원에 달했으나, 237억원의 영업손실과 312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입었다.
매달 이자를 내는 부채의 경우 2분기 대비 8% 증가한 1조3,000억원 규모로 늘어났고,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소폭 증가했다. LG텔레콤은 이에대해 "집중적인 가입자 유치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LG텔레콤이 최근 추진한 파워요금제와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신규 가입자 확보로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성장성과 수익성 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로인해 LG텔레콤의 투자등급을 낮추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11일 LG텔레콤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조정했다. 브릿지증권은 LG텔레콤 주가가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됐음에도 불구, 3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반영,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최남곤 연구원은 "LG텔레콤이 3분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41만3,000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내년 1월로 예정된 요금인하 방침 등 악재가 많아 수익을 늘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매출액을 각각 2.2%, 10.1%,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42.5%, 21.0%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KGI증권은 LG텔레콤의 수익 감소에도 불구, 현재 주가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시장수익률'을 유지했다. 권재욱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펀더멘털만 놓고 보면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취약한 가입자 기반과 무선인터넷의 매출부진을 극복하는 게 향후 과제"라고 강조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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