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들고창환
느닷없이 검은 구름이 몰려온다
빗방울들 무리 지어
흐린 유리창을 두드리는 오후
나뭇잎들은 도무지
싸울 생각을 않는다
바람은 거친 손을 흔들고
웅성거리는 나뭇잎들
저렇게 떨어져도 되는가
차고 투명한 숨결이 유리창에
달라붙는다 한때는 아름다웠을
젖은 얼굴들 늦가을 바람은
낮은 세상을 떠도는데
마지막 숨결까지
흙바닥 아무렇게나 뒹굴어도 되는가
저렇게 흩어져도 되는가
●시인의 말
자연은 언제나 순환의 진리를 앞세워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한다. 이렇게 길들여지는 것 아닌가, 문득 두렵다.
●약력
1960년 서울 출생 인천대 국문과 졸업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발자국들이 남긴 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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