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르 액설 지음·김희봉 옮김 지호 발행·1만4,000원1998년 1월,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세계는 경악했다. 팽창이 계속되면? 밀도가 떨어져 결국 수조 년 뒤 우주는 텅 빈, 별들의 무덤이 되고 말 것이다! 이 끔찍한 종말론을 놓고 과학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중력에 반대로 작용하는, 은하들을 밀어내는 힘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리하여 80년 전 아인슈타인이 창조했다가 스스로 "일생일대의 실수"라며 철회했던 우주상수가 되살아났다.
우주상수는 1912년 아인슈타인이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는 이른바 '마당 방정식'을 찾아내면서 고안한 개념이다.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 이론의 요체인 마당방정식은 이렇게 생겼다. R㎶-½g㎶=kT㎶.
낯선 그리스 문자가 들어있는 이 방정식은 우주는 팽창한다고 말하는 수학적 웅변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은하가 우주에 있는 유일한 은하인줄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방정식에 당초 집어넣었던 우주상수를 빼버렸다.
수학자 아미르 D. 액설(미국 매사추세츠 워튼햄벤트리 대학 교수)이 1990년 쓴 '신의 방정식'의 원제는 '신의 방정식 : 아인슈타인, 상대성, 팽창하는 우주'이다. 아인슈타인의 마당 방정식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책이다. 방정식의 탄생을 도운 수학 물리학 천문학의 역사와 이 방정식이 일으킨 파란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우주상수를 가진 마당 방정식이 창조의 수수께끼를 담은 '신의 방정식'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역설한다. 마당 방정식이 풀리면 "나는 신의 생각을 알고 싶다"고 했던 아인슈타인의 소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비교적 쉽게 쓰여졌다. 그러나 제대로 소화하려면 수학과 물리학에 대한 기초 지식은 필요하다. 신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도전해볼 만한 책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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