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용의자 조모(30)씨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관들이 공범 박모(28)씨에게 실제로 '물고문'을 가했다는 충격적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사건의 파문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관련기사 3·27면이 사건을 수사해온 대검 감찰부(박태종·朴泰淙 검사장)는 8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관들에게 물고문을 당했다는 박씨의 주장이 사실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씨가 '채모(40), 홍모(36)씨 등 구속된 서울지검 강력부 수사관 2명이 지난달 26일 0시∼오전 1시 특별조사실에서 얼굴에 수건을 씌우고 그 위에 바가지로 물을 3, 4차례 10여분간 쏟아 부었다'고 한 주장이 구체적"이라며 "참고인들도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하고 있어 박씨의 물고문 주장에 신빙성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두 수사관이 물고문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물고문에 사용됐다는 수건과 바가지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며 "현장 검증작업을 거쳐 두 수사관의 공소사실에 물고문 혐의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주임검사였던 홍경영(洪景嶺) 전 검사가 지시한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와 함께 조씨의 또 다른 공범인 권모, 장모씨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관 4, 5명의 구타 등 가혹행위가 확인됨에 따라 이들 중 가담정도가 심한 1, 2명에 대해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또 숨진 조씨가 '반항' 정도를 넘는 자해행위가 있었다고 보이지만 그에 따른 외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사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金昌國)는 이날 조씨가 사망한 특조실 현장조사 중 침대 매트리스와 나무판 사이에서 플라스틱 경찰봉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경찰봉이 조씨 구타 등에 사용됐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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