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머피는 베르사체 옷을 즐겨 입는 부유한 미국 흑인의 상징이다. '플루토 내쉬(Pluto Nash)'는 영화 '부메랑'에서 쇼 무대의 사회자처럼 에디 머피의 화려한 이미지에 많이 기대고 있다.2087년 자원고갈에 직면한 지구는 달을 식민지화했고, 그곳은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법천지가 됐다. 달에 세운 도시 리틀 아메리카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플루토 내쉬(에디 머피). 밀수 도박 등 과거는 지저분하지만, 새 출발의 의욕만은 크다. 그러나 달을 지배하려는 렉스 크레이터의 하수인들이 찾아와 클럽을 폭파하면서 갑자기 쫓기는 신세가 된다.
라스베이거스를 본 딴 리틀 아메리카, 보디가드용 로봇, 말하는 것은 물론 자존심까지 무척이나 센 자동차 등 화려한 미래상과 달 사막에서의 폭파, 격투 등 액션도 적지는 않다. 1억 2,000만 달러(약 1,400억원)가 든 대형 영화답게 화려한 볼거리가 많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 같은 영화가 보여준 인상적인 미래상을 따라오기엔 격이 한참 떨어지고, 플루토 내쉬가 자신의 복제인간과 벌이는 사투 역시 시들하다. 느끼한 크림스파게티에 생크림 토핑을 한 스푼 더 얹은 것처럼 우리 구미에 당기지 않는 SF 영화. 감독 론 언더우드. 8일 개봉.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