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이 11월중 콜금리를 동결한 데는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 인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금리를 0.5%포인트나 내린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가 어렵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국내 경기가 아무리 견조한 회복세를 보인다 해도 한은이 '나홀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는 힘들었던 것이다.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에는 추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암시나 시장경고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만해도 주가나 세계경제 불안에 손발이 묶여 당장 금리를 못 올리는 데 대해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던 금통위가 이번엔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한 시장시그널을 전혀 주지 않았다. 박 승(朴 昇) 한은 총재도 "정부의 잇단 대책에 힘입어 주택가격이 하향안정세로 돌아서 중앙은행은 짐을 덜었다"며 "지금은 당장 시장에 어떤 시그널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콜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국내 및 세계 경제 부양의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라크 전쟁 등 대외불안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금통위는 대선을 일주일 앞둔 12일에 열리기 때문에 금리정책에 변화를 가져오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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