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합쳐 안타만 무려 23개가 쏟아져 나온 잠실구장에는 포연이 자욱했다. 그 짙은 포연을 뚫고 나온 주인공은 삼성이었다. 삼성이 마침내 한 맺힌 한국시리즈 우승고지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삼성은 7일 잠실서 열린 200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는 한 수 위의 공격력을 앞세워 LG를 4―3으로 꺾어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섰다. 특히 4번타자 마해영은 4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 7차례나 올랐지만 번번이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삼성은 이로써 앞으로 남은 3경기서 1승만 추가하면 창단 2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게 된다. 5차전은 8일 오후6시 잠실구장서 열린다.
양 팀 선발이 초반에 무너짐에 따라 경기는 자연스럽게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삼성이 임창용을 중간계투 요원으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펼쳤고 LG는 무려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벌떼 작전을 펼쳤다.
기선을 잡은 쪽은 삼성. 1회초 안타 3개와 볼 넷 2개 등으로 상대 선발 김민기를 끌어내리며 순식간에 2점을 뽑은 삼성은 2회초 2번타자 박한이가 상대 투수 장문석의 실책을 틈타 1루를 밟은 데 이어 마해영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LG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2회말 용병 마르티네스의 좌중간 안타에 이은 이병규의 적시타를 묶어 1점을 만회한 뒤 3회말 유지현과 박용택의 안타 등으로 1점을 추가한 LG는 5회말 유지현 박용택의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승부가 갈린 때는 7회와 8회. 7회말 LG가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마르티네스의 삼진 등으로 놓치자 삼성은 8회초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박한이의 2루타에 이어 마해영이 안타를 쳐 천금 같은 결승점을 뽑아 4시간 24분에 이르는 긴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삼성 김응용 감독= 운이 좋았다. 7회에 노장진을 올리면서 1점이라도 뺏기면 진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노장진이 잘 막아줘서 이겼다. 임창용은 한 타임 늦게 투입했다. 내일도 기회만 되면 임창용을 또 등판시키겠고 엘비라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총동원하겠다. 1승 남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공격력 부족이 패인
LG김성근 감독= 오늘 경기는 좋았다. 패인은 4번타자의 힘에서 차이가 났다. 투수들에 대해선 불만이 없고 공격력부족이 패인이다. 9회 유지현의 도루는 단독 시도였는데 태그아웃 선언을 한 것이 아쉽다. 우리 선발들이 초반에 위축된 것이 내일 경기에 영향을 줄까 봐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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