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추기경의 시위문화 개선 촉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추기경의 시위문화 개선 촉구

입력
2002.11.07 00:00
0 0

지금 명동성당에서는 보건의료 노조원들이 두 달 가까이 농성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한 대학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권력 투입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김 추기경은 노조원들이 현관까지 봉쇄하는 바람에 신자들이 숨어살 듯 지내고, 사무에도 지장이 크다고 지적했다. 성당을 사유물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공권력에 호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성당측이 파업투쟁을 왜곡했다고 비난해 왔다.이번 농성이 가톨릭계열 병원의 파업과 관련돼 있어 김 추기경의 발언은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파업 결정과정도 비판했다. 그러나 명동성당 점거농성은 가톨릭 내부의 노사문제로만 파악할 수 없다. 명동성당은 한국가톨릭의 총본산이며 민주화 성지다. 1987년의 6월항쟁을 비롯한 민주화 투쟁에서 항상 중심에 있었고, 약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해 왔다. 조계사 등 다른 종교시설도 비슷하지만, 명동성당은 비교가 안될 만큼 각종 농성으로 시달려 왔다. 성당측은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자진퇴거를 요청했으나 실효가 없었다.

명동성당을 농성장으로 삼는 것은 상징성과 지리적 편리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성당 업무에 지장을 주고 제3자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성당은 모두가 아끼고 지켜야 할 종교시설이다. 그런 점은 대학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에도 공무원노조가 아무 관계 없는 대학에 들어가 집회를 하는 바람에 대학이 큰 몸살을 앓았다. 성당이나 대학이 농성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 추기경의 발언은 시위문화의 전반적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명동성당에는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5년에 공권력이 투입된 전례가 있지만, 그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