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 빼고는 대체로 쉬웠다.' 6일 치러진 2003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지난해 까다로웠던 언어영역이 또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어려웠던 수리 등 나머지 영역은 다소 쉽게 출제돼 전체적으로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입시전문가들은 "배점(120점 만점)이 가장 많고 변환표준점수로 전환할 때 영향력이 큰 언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수능에서 언어영역의 비중이 아주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상위권의 경우 전체적인 평균점수 상승에 따른 수능의 변별력 약화로 극심한 눈치경쟁 속에 면접·구술고사가 당락의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언어영역 또 어려웠다
수험생들은 올해도 언어영역에서 생소한 문제와 긴 지문, 시간부족 등으로 진땀을 뺐다. 모의고사 성적이 380점대인 이태영(19·현대고 3)군은 "언어영역에서 아는 지문이 거의 없고 모의고사 때와 달리 뒤집어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 낭패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재수생 박성모(19)군은 "평소 모의고사 언어영역에서 116점(120점 만점) 정도 얻었는데 100점을 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후 수리와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을 치른 수험생들은 대체로 환한 표정이었다. 재수생 윤여울(19)양은 "작년에는 수리영역을 본 뒤 어이가 없었는데 이번엔 낯선 문제가 많지 않고 대체로 쉬웠다"고 말했다. 서울 구정고 수학담당 김명식(金明植) 교사는 "초반 10여개 문제에는 중학생 실력으로도 풀 수 있는 문제가 섞여 있어 편하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 문제는 난이도가 높아 지난해보다 점수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학지도 쉽지 않을 듯
전반적으로 중상위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일선학교와 입시기관들은 벌써부터 진학지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선 학교 진학담당 교사들은 "올해도 총점 석차가 공개되지 않는 데다 수능 반영영역과 가중치 부여 등 대학별로 전형방법이 천차만별이어서 대학·학과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총점기준으로 375점 이상의 상위권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수능 점수대의 폭이 넒어지면서 변별력이 높아져 정시모집에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상위권의 경우 면접·구술고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은 "수능성적보다 학생부성적이 유리할 경우 남은 2학기 수시모집에 적극 지원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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