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람의 입장에서 가르쳐야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쉽게, 빨리 접할 수 있지 않겠어요."지난달 23일 서울대 국어교육과에 초빙교수로 채용된 크레이그 메릴(Craig Merill·43)씨. 한국에 오자마자 석사과정 27명을 상대로 '한국어 교육론' 강의를 시작한 메릴씨는 벌써 대학원생 사이에서 최고 인기 교수로 꼽히고 있다.
웬만한 한국인보다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자부하는 그는 이번이 한국과 맺은 3번째 인연이다. 1978년 선교사 활동을 위해 한국을 찾은 후 2년동안 머물렀던 것이 첫번째. 이때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크게 매료된 그는 UCLA에서 한국어 교육학을 전공했다. 87년 시사영어사에 근무하면서 한국을 다시 찾았고, 이때 한국인 아내를 맞았다. 서울대에서 이번 학기부터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을 위해 외국인 교수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메릴씨는 '한국어 교육 선교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100곳이 넘는다"는 메릴씨는 "앞으로는 아시아인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부쩍 늘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어 교육은 다른 언어에 비해 무척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의 관점에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그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하는 독특한 교수법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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