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할리우드처럼 재능있는 젊은 감독을 발굴해야 합니다.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도 한 방안입니다."'잊혀진 독립운동가'의 딸로 미국 영화계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는 크리스틴 최(한국명 최명혜·崔明慧·56·가운데) 뉴욕대 대학원 영화학과 학과장이 한국을 찾았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10월28일∼11월2일 서울에서 열린 제2회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 참가차 제자들과 함께 방한한 그는 "한국의 인재들을 많이 받아들이고 싶다"고 밝혔다.
상하이 임시정부의 모태가 된 신한청년당을 만들어 활동했던 독립투사 부부 최근우(崔謹愚)·조순애(趙順愛)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만큼 파란만장한 생을 살아온 영화인. 상하이에서 태어난뒤 어머니와 함께 64년 처음 고국땅을 밟았다. 성신여중·고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간 뒤 프린스턴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 영화로 전환했다. 1990년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로 동양인 최초 오스카상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르며 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일하는 뉴욕대는 올리버 스톤, 스파이크 리, 마틴 스콜세지, '친구'의 곽경택 등 쟁쟁한 감독을 배출한 영화 명문. 영화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 친동생으로 탤런트 송채환의 남편인 박진오(32·왼쪽)씨와 이은아(28·오른쪽)씨 등 한국인 학생은 현재 6명. "재능은 있는데 학비가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그는 "많은 학생들이 영화의 본고장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자 중 '와호장룡'을 만든 대만의 리안 감독은 그의 뜻을 받들어 최근 10만달러를 내 '리안 장학금'을 조성, 자국 유학생 지원을 시작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아버지가 못다한 나라 사랑을 실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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