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집단 탈당이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과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기존의 대선 판세에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탈당파가 거사 명분으로 내세운 반창(反昌)후보 단일화에 성공하게 되면 파괴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힘을 하나로 모으면 기존 '1강2중'의 대선 구도는 양자 대결 체제로 바뀌게 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대세론엔 제동이 걸리고 대선 판세는 혼미해 질 개연성이 있다.
탈당파가 자민련,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과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만든 다음 신당 창당을 모색하려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대선 정국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게 된다.
하지만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소속 의원 단속에 성공하고 대선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등 단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선 후 중부권 신당 출현 등 정계개편 소지도 있다.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다음 탈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국민통합21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시나리오도 현실성이 높다. 이 경우 정 의원이 원내세력을 보강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긴 하다. 그러나 1강2중의 대세를 바꿀 정도로 파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예 탈당 의원들이 국민통합21에 집단 흡수되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뱃지의 힘'으로 노무현 후보와의 2중 대결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 2중에서 2강으로 다시 도약하는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탈당 의원 상당수를 흡수해 갈 수도 있다. 이는 이회창 후보 대세론의 굳히기를 가져오고 대선 판도를 조기에 판가름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내놓고 이를 실행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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