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함, 싱그러움, 속으로 상처를 다스리는 의젓함. KBS 2TV 드라마 '고독'(극본 노희경, 연출 표민수)에서 유진영 역을 맡은 서원(23·사진)에게서 묻어나는 이미지이다. 도벽이 있는 발랄한 여대생에서 윤락녀 사이의 극단적인 거리를 오갔던 영화 '나쁜 남자'에서 김선화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다. "진영이란 캐릭터가 굉장히 욕심이 났어요. 생각만큼 안돼서 많이 힘들어요. 붕 떠있는 기분이고 제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부족함을 많이 느껴요."서원은 영화 '나쁜 남자' 이후 노희경 표민수 콤비의 '고독'을 골랐다. 40대 독신녀 이미숙(경민)과 20대 청년 류승범(영우) 사이에서 서원은 요즘 방황 중이다. 마음 속에 품었던 영우가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녀가 골목 어귀에서 영우를 기다리며 한숨을 내쉬는 4회 장면. 이때 이미숙과 류승범이 첫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겹쳤다. 직장 상사인 이미숙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류승범을 빼앗길 지경이다. 그녀는 그러나 이미숙과 류승범의 속내를 아직 모르는 상태. 그래서 "이사님 씩씩하게 사세요. 내 우상이 우울하게 사는 거 싫어요"라며 이미숙을 오히려 위로하는 처지다.
"진영이 무척 밝고 꾸밈이 없지만 10회 이후부터 많이 아파해 하는 모습이 나와요. 진영이를 많이 생각하고 그 마음을 정말 이해한다면 연기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런 느낌이 나올 거예요." 그녀는 진영이 "직선적이지만 많이 참을 줄도 아는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진영은 스스럼없이 영우에게 기대기도 하고, 대범하게 키스를 하기도 한다. 평범한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왜 평범하지 않아요. 그럼 평범함이 뭐죠?"라고 반문한다. "남자가 키스를 먼저 할 때 가만히 있는다고 그게 평범함인가요. 진영은 자기 목표가 분명할 뿐 평범한 사람이에요."
중학교 3학년 때인 92년 MBC '사춘기'로 방송에 데뷔했고, 영화 데뷔작은 김기덕 감독의 '섬'. 김 감독의 '나쁜 남자'에서 열연을 펼쳐 대종상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신인상은 생각도 안 난다"는 그는 "이미숙 선배와 류승범씨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다른 계획 없이 '고독'에 모든 걸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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