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납품사기와 고의부도 의혹이 커지면서 코스닥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재무제표와 대주주들의 새로운 사업 계획을 믿고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했던 저가 종목이 하루 아침에 거래정지는 물론 퇴출(등록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 부실징후가 있거나 부도우려가 있는 기업을 어떻게 골라낼까.
전문가들은 "대주주가 자주 바뀌거나 매출 채권, 단기 차입금 등이 급증한 기업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 회사를 인수한 대주주가 회사자금을 빼냈거나, 신규 사업 투자나 출자를 위해 회사 자금을 동원한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코스닥위원회에 따르면 올들어 퇴출이 결정된 17개 기업 중 80% 이상이 최근 1년 사이에 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뀌었다.
한 해 동안 대주주가 세번이나 바뀐 기업도 있다.
최근 부도난 소프트윈의 경우 지난해 2월 등록 후 작년 10월 대주주가 해피머니로 바뀌었다가 올 4월 한국알에프로직으로 다시 변경됐다.
이처럼 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기업들은 대부분 예약 매매(대주주 지분 매각이 금지되는 보호예수기간 중 우회 매각)나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소유권을 넘기는 만큼, 최근 예약 매매하거나 유상증자로 대주주가 바뀐 기업은 신규 경영진에 대한 신뢰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매출에 비해 매출 채권(외상)과 재고자산이 많은 기업도 유의해야 한다. 그만큼 밀어내기식 영업을 하고 있고 자금이 묶여있다는 것을 뜻한다.
매출채권의 비중이 50%를 넘으면 위험수위로 봐야 한다. 소프트윈과 에이콘의 경우도 올들어 매출증가와 함께 매출채권도 급증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단기차입금도 꼭 확인해야 한다. 장부상 매출은 늘고 영업이 정상적인 것으로 나와 있더라도 대부분 외상이어서, 부품조달이나 회사운영자금을 빌려 쓰게 된다.
이로인해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프트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말 136%이던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 675%로 5배 가까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저가주의 투기적 거래를 통한 '대박' 환상을 버리고,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IT업종 가운데 대주주와 경영진의 도덕성이 떨어지는 기업은 아예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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