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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불붙은 "영토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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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불붙은 "영토싸움"

입력
2002.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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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기금, 법원공탁금, 지방자치단체 금고 등 은행권의 '독과점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당국이 선발은행의 기득권을 무시하고 자유경쟁 공개입찰 형태로 전환하는 추세여서 '홈 그라운드'를 사수하려는 은행과 뺏으려는 은행간에 영토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독점체제 무너진 국민주택기금

건설교통부가 최근 우리은행과 농협을 연간 43조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 추가운용기관으로 선정함으로써 국민은행의 20년 독점체제가 허물어졌다. 이에 따라 생애최초 주택자금구입 등 기금대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3각 경쟁이 불붙을 조짐이다. 우리은행은 벌써부터 '공격 영업'을 선언하며 국민은행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국 1,000여개 지점망을 통해 신규 기금대출 고객 확보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대출을 받은 고객은 현재 약 200만명. 은행 입장에선 주택자금대출을 통해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것은 물론 개인고객 기반까지 크게 넓힐 수 있기 때문에 한치의 양보도 없는 사투가 예상된다.

■지방은행 도전 거센 법원 공탁금시장

연간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법원 공탁금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조흥은행의 아성도 후발은행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태. 특히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들은 지역발전 논리를 앞세워 조흥은행의 텃밭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대구지법 가정지원의 공탁금 업무를 수주한 대구은행 관계자는 "공탁금은 지역 주민의 돈인 만큼 마땅히 지방은행이 관리하며 지역 산업자금으로 활용토록 해야 한다"며 지역 내 모든 신설 법원으로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다 농협과 제일, 우리, 하나 등도 호시탐탐 조흥의 아성을 넘보고 있는 상태. 조흥은행도 이에 대응해 올해 업계 최초로 공탁금 계좌이체를 실시하는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자체 금고도 춘추전국시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세금출납, 공무원 봉급 등을 관리하는 금고도 은행권의 유치경쟁이 뜨거운 분야. 2000년 서울시금고 운영권을 놓고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였던 우리·외한·하나·한미·농협 등의 주도권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은행들까지 가세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 상업은행 시절부터 독점해 온 서울시금고 운영권(2000년 5월∼2005년 12월)은 확보했지만, 지난 해 부산시금고 운영권을 부산은행에 빼앗긴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수성은 물론 영토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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