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작가'로 불리는 화가 박영남(53)씨의 열번째 개인전이 7∼17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에서 열린다. 대자연의 풍경을 경쾌하고 유희적으로 그리면서, 때로는 그와 교감하는 몰아(沒我)의 즐거움과 회귀의식을 그는 추상화한 화면에 표현해왔다.박씨의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기원의 풍경'이다. 그는 경기 안성에서 5년째 살며 작업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들판과 야산이 적당하게 펼쳐져 있고,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과 심심찮게 놀러오는 산새가 반려이자 친구가 되는 곳"이다. 박씨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인 것을 인정할 때 평안을 찾는 것처럼, 나의 그림 속에 내가 있음을 안다는 것 또한 큰 기쁨"이라고 말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화가들이 캔버스를 이젤에 올려놓거나 벽면에 설치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달리 널따란 캔버스를 바닥에 펼쳐놓고 위에서 내려다보며 작업한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 광활한 산야를 내려다볼 때 그 풍경이 면과 선으로 이뤄져 보이듯, 그는 화면에 굵고 가는 선과 면을 이용해 추상적 자연을 재창조해낸다. 땅의 마음, 지구의 이런저런 표정과 내밀한 정서를 그림으로 포착하려 하는 작가에게 그림은 '지구의 자화상'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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