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일본인 생존자 5명의 북한 내 가족 일본 귀국을 놓고 피랍자 소가(曾我) 히토미(43)의 남편인 주한 미군 출신 찰스 로버트 젠킨스(62·사진)에 대한 사면 여부가 미국과 일본 사이에 쟁점이 되고 있다.젠킨스는 1965년 판문점 부근에서 근무하다가 베트남 전선으로의 전속을 피해 월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측은 그가 월북 직전 막사에 남겨둔 편지 등을 근거로 그를 탈영병으로 규정하고 있어 일본으로 올 경우 체포돼 군법회의에 회부될 처지다.
10월 15일 소가 등 5명이 평양 공항을 떠나 일본에 일시 귀국할 때 공항에 환송을 나왔던 젠킨스는 일본 귀국 의사를 묻는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에게 "일본에 근무한 적이 있어 친근감이 있다"면서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곤란하다"고 사법처리에 대한 부담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에 체류 중인 소가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젠킨스의 일본 귀국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에 사면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이 북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사면할 것이라는 보도와 원칙대로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당초 일정을 넘겨 일본에 체류 중인 5명 중 소가는 가장 불안한 상태로 영구귀국에 대한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0년 결혼한 젠킨스와 소가는 평양외국어대학에 다니는 두 딸 미카(美花·19)와 블린다(17)를 두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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